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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원의 온도 ①

최종 수정일: 2020년 5월 5일

https://www.dosee.co.kr/post/%EC%96%91%EC%A7%80%EC%9B%90%EC%9D%98-%EC%98%A8%EB%8F%84-1

<해당 인터뷰는 작품 록키호러쇼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브레드라는 인물은?

정말 바른 생활을 살아온 친구예요. 진부한 표현일 수도 있지만 좋은 집안에서 좋은 교육을 받으며 항상 예의를 차리면서 지내던 젠틀맨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물론 순결도 지켜 왔구요. 보면 ‘안녕하세요, 전 브래드 메이저스라고 합니다!’라는 인사가 하나의 시그니처처럼 자리 잡고 있어요. 아무리 위험하고 급박한 상황이더라도 이 인사는 꼭 멋있고 젠틀하게 하려고 하죠. 한 마디로 크게 엇나가지 않고 틀에 박혀 사는 인물이에요.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록키호러쇼>를 본 적이 있는지

작품을 본 적은 없어요. 유명한 작품이라는 건 알았지만 사실 어떤 작품인지는 명확하게 몰랐어요. 뜻밖의 제안을 받게 되었는데, 굉장히 즐겁고 유쾌한 작품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하겠다고 했죠.


그럼 대본을 처음 받아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어요. 한 마디로 혼파망이었죠. 18세 미만 관람 불가 작품은 처음이라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게다가 극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까 이게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상상이 잘 안 가더라구요. 전혀 도전해본 적 없는 장르의 작품이다 보니까 걱정이 크기도 했지만, 음악이 너무 좋고 즐거워서 재밌겠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어요. 지금은 굉장히 즐겁게 하고 있어요. 무대 위에서 저도 즐겁고, 관객분들도 재밌어하시니까 정말로 즐겁게 하고 있죠.



브래드를 연기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했던 것이 있다면?

우선 영화를 찾아봤어요. 영화 속 브래드는 미국 사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젠틀맨 같은 느낌이 강하더라구요. 그래서 연출님과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이 상의를 했어요. 저는 브래드가 겁이 많고 더 찌질한 인물이면 어떨까 싶었거든요. 그래서 브래드가 평소에는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행동하려고 하다가도, 낯설고 기이한 외계인이라는 존재를 만났을 때는 숨길 새도 없이 당황함이 튀어나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갭을 크게 만들고 싶었어요. 더 극적으로 표현됐으면 싶은 거죠. 그런 부분을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그럼 양지원 브래드만의 디테일이나 노선이 있다면?

저는 록키를 보면서 진심으로 감탄해요. 자넷이 그렇듯이 저도 록키를 보면서 진심으로 멋있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록키의 몸을 보면서 정말 멋있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니까 그 노래에 맞춰서 춤이 절로 나오더라구요. 그렇게 감탄을 하다가 록키한테 푹 빠져있는 자넷을 뒤늦게 발견하고 한 박자 늦게 질투하는 노선으로 잡았죠.


브래드와 본인이 가장 닮은 부분

제 입으로 말하기는 좀 그런데, 순수함? (웃음) 다른 게 아니라 저는 별로 의심을 안 해요. 있는 그대로를 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사람이든 상황이든 그에 대해 편견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하거든요. 그리고 사람을 만날 때 계산적으로 행동하는 것도 잘 못 해요. 어떻게 보면 사회 생활에 있어서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저를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장점이죠. 브래드라는 인물도 상황마다 순간순간 솔직하게 반응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그런 부분들이 저랑 좀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럼 브래드를 연기할 때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면?

솔직히 말하면 춤추는 장면들이 재밌어요. 죽을 만큼 힘들지만, 너무 재밌어요. 아무래도 제가 춤을 사랑하나 봐요. (웃음) 아마 이 작품으로 춤의 정점을 찍고 있지 않나 싶어요. 어제도 지인이 공연을 보러 왔는데 이렇게 춤을 잘 추는지 몰랐다고 하더라구요. 아무래도 정적인 춤보다 에너지를 쏟아내는 춤이 더 제 취향인 것 같아요. 원래 제 별명이 양골반인데! (웃음) 사실 여기서는 골반을 돌리지 못해서 좀 아쉬워요.


다른 브래드들과 구별되는 나만의 매력 포인트

일단 제가 춤을 제일 잘 춥니다! 말했다시피 제 별명이…(웃음) 그리고 휘림이 형이 그러는데 역대 브래드 중에 제가 런닝과 팬티가 제일 잘 어울린다고 하더라구요. 하얘서 찐빵 같은 느낌이 든대요. 물론 진심은 아니긴 하지만 자넷이 근육을 별로 안 좋아한다는 대사가 있잖아요. 자넷 맞춤형 브래드인거죠. (웃음) 제 몸매는 어떤 브래드보다도 브래드에 가까운 몸매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굉장히 독특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브래드 외에 욕심나는 배역이 있는지.

사실 리프라프를 할 뻔 했는데, 제가 지금까지 사람이 아닌 역을 주로 해와서 이번에는 사람인 역을 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브래드를 하게 됐죠. 그런데 리프라프 노래가 진짜 재밌긴 하더라구요. 연습실에서 넘버를 많이 따라 부르기도 했죠. 저는 팬텀도 해보고 싶어요. 대사 없이 몸으로 표현을 한다는 게 너무 재밌어 보여요. 제가 워낙 몸을 잘 쓰니까! (웃음) 얼굴 표정과, 에너지만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매력적이에요. 아, 그리고 제가 롤러 스케이트도 잘 타거든요. 양 롤러입니다. 맞춤형이죠. (웃음)


관객 참여형 공연인데 객석과 같이 호흡하는 느낌이 어떤지.

이렇게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작품은 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귀가 찢어질 것 같다는 표현이 실감이 날 정도로 관객분들이 크게 호응을 해주세요. 객석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같이 춘다는 게 너무 재밌고 좋아요. 관객분들이 저희보다 더 큰 에너지를 주셔서, 공연을 한 다음 날 아침에는 몸살이 걸릴 정도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절대로 대충할 수가 없어요. 사실 전 이렇게 객석과 함께 호흡하는 뮤지컬이 정말 좋아요. <라이언 킹>을 보러 갔을 때, 퍼커션을 치는 분이 객석과 가까이 있었거든요. 그분이 객석을 향해서 박수를 치고, 또 소리를 지르라고 계속해서 유도를 해요. 그래서 객석에서 마음대로 웃고, 넘버에 맞춰서 박수도 치고, 소리도 질렀는데 너무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지하게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것도 재밌지만 관객들과 직접 호흡하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실제 양지원이 프랑큰 퍼터 성에 들어가게 된다면?

문을 열었는데 리프라프가 걸어 나온다면, 전 전화 안 빌리고 그냥 갈 것 같아요. 제가 브래드랑 비슷한 게 겁이 많거든요. 그래서 굳이 그렇게 모험을 하지 않을 거예요. 영화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저 상황에서 나라면 차 안에서 비가 그칠 때까지 쉬면서 기다리든가, 그게 정 힘들겠다 싶으면 차를 버리고 왔던 길로 걸어서 돌아갈 것 같다는 생각이요. 저는 차 안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을 해서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성문을 두드렸다는 것도 이해가 잘 안 되고, 심지어 안에서 리프라프가 나온다면 저는 절대로 무서워서 들어가지도 못 할 것 같아요. 거길 어떻게 들어가지? 비가 그쳐서 날이 밝아지면 걸어서라도 어디든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아마 저는 차 안에서 살려달라고 기도하고 있을 것 같아요.


프랑큰 퍼터의 성에서 나오고 난 후의 브래드는 이전과 같은 삶을 살 수는 없을 것 같다. 양지원 배우가 생각하는 이후의 브래드는?

브래드가 프랑큰 퍼터랑 의도치 않게 잠자리를 하고, 쾌락에 눈을 뜨게 되잖아요. 저는 그 장면 마지막에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거든요. 그렇게 회개를 하긴 하지만 쾌락에 눈을 뜬 이상 예전처럼 순결하게 살아갈 순 없을 것 같아요. 사회의 규율과 자신의 체면때문에 어쩔 수 없이 깨끗한 사람인 것처럼 가식적으로 살지 않았을까 싶어요. 저는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고 반성하기를 반복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중적인, 양면적인 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록키호러쇼>는 벌써 세 번째 공연되고 있는 작품인데 이 작품의 매력을 한 가지만 꼽는다면?

<록키호러쇼>는 콘서트처럼 다 함께 소리도 지르고 뛰어놀면서 스트레스도 풀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평소에는 이런 기회가 별로 없잖아요. 공연을 보러 와준 친구들도 처음에는 왜 다들 이렇게까지 크게 호응하고 같이 춤을 출까 싶었는데, 결국엔 자기도 같이 소리 지르고, 재밌게 즐겼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저는 운동을 빼고는 어딜 돌아다니는 걸 별로 안 좋아할 정도로 정적인 편인데, 이 작품을 하면서 저도 함께 뛰고, 춤추고,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그 매력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그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공연이라는 게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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