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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을 유영하는 고래처럼, 랑연②




지금의 자신을 만든 가장 큰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노래를 좋아하고 춤을 좋아하고 운동을 좋아하고 동시를 좋아했던 아이였어요. 좋아하는 것을 잘하기 위해서 부단히 달려왔더니 지금은 여기 해적선을 타고 있네요. (웃음) 타고났다고는 생각은 안 하지만 계속 채워가면서 노력했던 거 같아요. 좋아하는 것에 있어서는 절대 놓지 않았어요. 목이 심하게 안 좋아서 노래를 할 수 없던 상황도 있었지만 다 이겨냈던 것도 결국은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 거니까요.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준비하나요.

시대 배경을 살펴보거나 같이 상대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있지만, 캐릭터가 가장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우선 찾아봐요. 예를 들어 바다를 가장 좋아한다고 하면 왜 바다를 좋아할까? 그리고 바다를 좋아하다 보니까 덩달아 그 안에 고래가 좋아지고. 마냥 바다가 멋있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바다에서 어떠한 감정을 느끼는지, 바다 안의 두려움과 아름다움까지도 보이더라고요.

이 사람이 좋아하는 걸 확실히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싫어하는 거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계속 그 캐릭터가 가진 성격들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잭은 제일 좋아하는 건 자신이 바다에서 캡틴인 거? (웃음) 농담이고요. 바다의 삶 자체를 사랑하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바다로 나가는 삶을 사랑했고 하지만 전투의 처절함, 끝나지 않는 싸움에 누군가를 죽이고 다치게 하는 건 싫어하죠.

메리 같은 경우에는 자신의 모습을 누군가에게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나 자신을 지키고 싶고 느끼고 싶어서 바다로 나갔다고 생각해요. 유령이 되기 싫었으니까.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찾아갔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앤을 만나면서 그 마지막 퍼즐이 채워진 거고. 메리가 싫은 건… 잭. (웃음) 앤한테 찝적거리니까. 역시나 농담입니다.



극 중 잭의 비밀처럼 배우님에게도 이런 비밀이나 생각과 다른 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에게 의외의 면이 있다면… 제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한복을 사 오면 울면서 안 입는다고 떼썼어요. 바지를 입고 싶었거든요. 되게 활동적이고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고… 지금은 제가 해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해적에 걸맞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저를 리틀잭의 줄리로 기억하고 계시거나 다른 캐릭터로 기억하신다면 사랑스러운 면을 크게 생각하실 것 같아요. 하지만 거친 부분들이 있다는 거. 저희 언니를 괴롭히는 남자애들 때리고 다니고 그랬어요. (웃음)





보물섬을 찾게 된다면, 하고 싶은 일은?

나라를 세우겠습니다! (웃음) 왕이 되고 싶다기보다는 잭이 말한 것처럼 지상낙원을 만들고 싶어요. 예전에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제가 돈을 많이 벌면 서울에 건물을 하나 사고 싶었어요. 배우들이 살 곳이 없어요. 집세가 너무 비싸서… 그래서 싸고 좋게 원룸 쉐어하고 싶었거든요. 그런 마음들이 있었기 때문에 결론적으로는 나라를 세우고 싶어요. 그 나라를 오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나 와도 되고요. 나라를 뒤숭숭하게 만들 수 없으니 제가 면접은 조금 보고? 그냥 살기 좋은 나라요. ‘랑나라’ (웃음)


루이스처럼, 누군가 배우님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쓴다면 어떻게 썼으면 하는지

저는 전부터 꿈꾸던 건데 제대로 몸 쓰는 걸 해보고 싶어요. 액션 영화요. 그래서 제목은 무사 랑연. 이런… 캡틴 마블 같은 거! 캡틴 마블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요. 캡틴 랑? (웃음) 능력을 고른다면 일단 불을 쓰고 싶어요.



남의 장점을 가져올 수 있다면 꼽고 싶은 단점과 나의 장점

맘대로 가져와도 되는 거라면 기초 체력을 가져오고 싶어요. 공연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거든요. 공연 후반으로 갈 땐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진짜 잘 먹어야겠다. 이 생각을 하는데… 정작 평소에 딱히 식탐이나 음식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체력이 좀 타고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게 원래는 콤플렉스였는데… 어렸을 때 발레를 조금 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어깨가 넓고 목이 좀 많이 길어요. 엑스레이를 찍으면 남들보다 한 칸 반이 더 보인대요. 그래서 제가 다리가 길거나 그런 식으로 비율이 좋진 않지만 그래도 의상 핏이 좀 나오는 편이더라고요. 그래서 콤플렉스였는데 최근에는 좋게 봐주셔서 저도 장점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최근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 중에 기억에 남거나 위로가 되었던 말.

배우님이 그려내는 잭이 너무 좋아요. 라는 말이요. 그만큼 잭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어요. 저만의 잭을 찾아가기 위해서 걱정이 많았거든요. 잭에 대해 내가 그리고 있는 확신이 있다가도 무대에 올라가면 그 확신들이 사라지는 듯한 무서움이 있더라고요. 그걸 내면적으로 이겨내는 게 문제였죠. 물론 메리를 사랑해주시는 것도 정말 감사하지만 메리는 저와 본체화 된 게 많으니까. 제가 좀 더 해내고 싶었던 숙제는 잭이였기 때문에… 요새는 배우님의 잭이 너무 좋아요. 라는 말이 너무 좋은 것 같아요.



평소에 일상은 어떻게 보내나요?

고대로 써주세요. 멍 때리기, 대본 보기, 공연 녹음 파일 듣기, 연습하기, 멍 때리기 끝. (웃음) 진짜 요새는 딱 이런 것 같아요. 아직은 공연 외적으로 다른 걸 할 여유가 없는 것 같고 지금의 일상에서는 이거 위주로만 하는 것 같아요. 대본 보는 게 좋아요.


요새 꽂혀있는 것이 있다면?

고래요. 옛날에도 펭귄도 좋아하고 그랬는데… 이번에 해적을 통해서 바다를 사랑하게 되다 보니까 덩달아 고래를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무섭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경이로운 존재로 다가오더라고요. 바다에 누워있는 느낌? 마음이 좀 편안하더라고요.

그리고 고래도 있지만 아무래도 제가 요새 꽂힌 건 앤이 아닐까요. (웃음)


본인에게 '스텔라 마리스'같은 존재는 무엇일까요.

가족인 것 같아요. 결국에는 내 사람들.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들. 그리고 저 자신이라고도 생각해요. 제가 자신을 사랑하는 법에 있어서도 많은 생각을 하거든요. 내가 내 길을 밝혀줘야 누군가가 그 빛을 보는 거니까. 스텔라 마리스도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우리가 그 존재를 알 수 있는 거잖아요? 내가 날, 스스로 먼저 사랑해 줘야 그 빛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소소한 올해 목표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일단 해적이 끝까지 무사히 순항할 수 있도록 잘 이끄는 캡틴이 됐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인 목표로는 바다에 가서 고래를 실제로 보고 싶어요. 기회가 닿으면 만져보거나 같이 수영해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려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순간들이 다 장면으로 남을 순 없잖아요. 힘든 순간을 그걸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보다 그걸 발판으로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 순간으로 만드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지금까지 랑연이었습니다. (웃음) 감사합니다. 여러분, 그리고 사랑해요. (해적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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