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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인터뷰 - 김지온 & 김준영 배우



다양한 인물 군상과 형제들을 둘러싼 치열한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2월 7일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개막을 앞두고 김지온 · 김준영 배우를 만났습니다. 두 배우는 표도르의 셋째 아들인 '알료샤'역을 맡아 준비 중인데요. 알료샤는 과연 어떤 인물인지, 맡은 캐릭터와 극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에서 알료샤는 어떤 인물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지온: 우선 알료샤는 신앙이 독실한 인물이에요. 모두를 사랑하려고 하지만 아직은 미숙하고, 타고난 천성이 순수하고 착해서 그런 부분이 아름다운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런 부분들로 인해 유일하게 아버지의 마음을 열어놓을 수 있었던 인물이지 않나 싶어요.


김준영: 등장인물 중에서 유일하게 욕망과 분노에 갇혀 있지 않은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자신과 알료샤가 닮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나요?


김지온: 어떻게 보면 알료샤가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캐릭터일 수도 있거든요. 돈에 대한 개념도 별로 없고... 모든 걸 밝게 바라보려고 하고 그렇기 때문에 현실에 부딪히고요. 저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닮은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순수하다고 여겨질 수도 있고 어떻게 보면 세상을 현실적으로 대응하는 부분이 떨어질 수도 있구요. 그런 부분이 닮지 않았나 싶어요.


김준영: 어렸을 때의 저와 비슷한 부분이 있어요. 남을 보는 시선이 항상 긍정적이었어요. 알료샤도 변해가듯 저도 지금은 조금 변한 부분도 있지만 그런 긍정적인 시선이 닮지 않았나 싶어요. 항상 좋은 부분을 보려고 합니다.



연습하면서 어떤 장면이 어렵게 느껴지나요.


김지온: 앞에 알료샤가 신앙이 독실한 인물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런 알료샤에게도 위기가 한 번 찾아와요. 여러 요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이반이 쓴 논문인 ‘대심문관’을 알료샤가 접하게 되면서 굉장히 큰 혼란을 겪게 돼요. 그 혼란 속에서 자신만의 신앙적인 정체성을 찾아가거든요. 신에게 자기 생각을 고백하는 장면은 특히 많은 고민을 했어요. 고민이 깊었던 어려운 장면이라 기대도 되면서 재밌는 장면이기도 해요.


김준영: 비슷한 맥락인데 알료샤의 마지막 장면이 어려운 것 같아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텍스트만 놓고 보면 조금 다르게 받아들여질 부분이 있는데 직접 장면을 준비하다 보니 또 달랐거든요.어떻게 표현해야 관객분들에게 잘 전달 드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아요.


안무하는 장면도 있다고 이야기 들었어요.


김지온: 네. 안무가 있죠. 현정 감독님이 감성적으로 잘 만들어주셨어요. 동작들이 화려하다기보다는 절도있게 자리에 앉아서 표현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러면서도 굉장히 감성적이고 연기와 밀접해 있어요. 안무를 통해 세세하게 감정이 표현되는 부분이 많아서 어떻게 표현되었나 찾아보시는 것도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거 같아요.



극 중 인물들의 관계가 전부 촘촘하게 얽혀 있는데 알료샤로서 누가 가장 신경 쓰이나요.


김지온: 저는 드미트리한테 가장 신경이 많이 쓰여요.


김준영: 저도 드미트리요.


김지온: 왜 드미트리냐면 드미트리라는 인물 자체가 스스로 제어가 잘 안 되고 흥분을 잘하는 인물이에요. 아버지인 ‘표도르’를 가장 닮은 아들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망나니죠. 그런데 알료샤는 극 중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싸고 있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는 하지만, 사실은 누명을 쓰고 있는 드미트리를 구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드미트리가 어긋나는 행동을 할 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프고 안쓰러워요. 그를 구원해주고 싶은데 말이죠.


김준영: 형이 드미트리를 말했으니 저는 스메르를 꼽아볼게요. 스메르는 알료샤와 형제인 게 확실하지 않은 인물이에요. 이반이나 드미트리는 알료샤가 봤을 때 어떻게 해야 이들이 구원을 받을 수 있을지 명확하게 보이는데, 스메르는 베일에 싸여있고 관계도 깊지 않다 보니 그가 남모를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만 같아서 스메르와 부딪힐 때마다 눈빛 하나조차 신경 쓰여요. 남을 의심하면 안 되는데 나도 모르게 의심이 들고… 이런 알료샤의 고민과 의심이 스메르의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에 들키는 듯한 느낌도 들어요.


각자 하나씩 대사를 꼽아본다면.


김지온: ‘모든 것은 허용될 수 있어.’

어디서 나온 말이냐면 이반이 자기 생각을 써둔 문장이에요. 사람들에겐 각자 자유의지가 있잖아요? 그래서 신은 자유의지를 허용했기 때문에 인간은 모든 행동이 허용될 수 있다는 말이거든요. 이 문장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각자에게 다른 의미로 나뉘게 돼요. 이 대사가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관객분들이 무대에서 확인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김준영: ‘나약하다는 건 아직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처음에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문장이었어요. 그러다 이해하게 됐을 때 저에게 깊은 감탄을 줬던 문장이거든요. 관객분들도 공연을 보신 후 이 문장이 와 닿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면서 공연장을 나가실지 궁금하기도 해요.



관객분들이 놓치지 않고 봐주셨으면 하는 알료샤의 포인트를 알려주세요.


김지온: 알료샤가 신앙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 과정에서 계속 성장만 하는 게 아니고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하거든요. 신을 부정하기도 하고요. 그러다가 결국 알료샤가 다른 차원의 신앙인으로 거듭나게 돼요. 그 과정을 관찰하시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저는 눈으로도 많은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특히 눈에 많은 감정을 담아 표현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고통을 겪었을 때, 혼란스러워졌을 때의 눈과 신앙적인 정체성을 깨닫고의 눈빛이 다를 테니까요. 감정에 따른 다양한 눈빛을 많이 연습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도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김준영: 알료샤가 원작 소설 2부에서 혁명을 하게 되거든요. 그게 저희 공연에 등장하지 않는 부분이지만 저에겐 알료샤의 감정 변화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알료샤가 변화하는 이유나 변화한 모습에 대한 차이, 이런 여러 가지 면들을 표현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알료샤의 감정들과 생각들을 무대 위에서 잘 전달하고 표현하려고 매 순간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극을 보게 될 관객들이 어떤 생각거리를 가지고 극장에 오면 좋을까요?


김지온: 질문의 요지와는 좀 다를 수 있지만,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오셔도 좋을 것 같아요. 원작이 워낙 방대한 양의 소설이다 보니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어서 저희는 어떻게 해야 관객들에게 친절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하고 있거든요. 형제들이 뜨겁게 부딪히고, 사랑하면서 동시에 미워하기도 하는 그 수많은 감정이 복잡하게 얽힌 모습들이 한편으로는 신비롭고도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까라마조프 형제들을 보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준영: 저는 알료샤를 하면서 ‘모든 선행도 이기심에서 나오는 것이다.’라는 말에 공감이 갔어요. 남한테 나는 베푼다고 생각하고 한 행동이지만 그게 정말 그 사람을 위한 건지 나를 위한 건지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주위 사람들을 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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