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게 된 계기나 참여 소감 부탁드립니다.
노윤: 우선 창작 초연에서 저를 불러주셨다는 거에서 가장 메리트를 느꼈고요. 제 전 작품인 트레이스 유랑 작곡가가 같으시잖아요. 평소에도 제가 박정아 작곡가님 노래를 좋아하기도 했구요. 작곡가님 노래는 믿어 의심치 않으니 같이 하면 시너지가 될 것 같아서 오디션 보러 오라고 했을 때 기쁜 마음으로 보러 갔던 것 같아요.
김순택: 늘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설 수 있는 무대가 있다면 늘 감사한 거구요. 좋은 계기고 기회이니까, 창작 초연을 즐겨 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연출님, 작가님, 작곡가님도 다 훌륭하신 분들이고… 배우한테 공연 기회가 오는 것은 좋은 일이고 감사한 일입니다.
노윤 배우님은 전 작품 <트레이스 유>에 이어서 또 2인극을 하시게 되었어요.
노윤: 이제 데뷔 1년 넘은 신인인데 이런 중요한 역을 믿고 맡겨주시는 게 우선 감사하고요. 힘들긴 하지만 2인극을 해보면서 느끼는 건 많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요. 한 시간 내지는 두 시간을 채워야 하는데 거기서 죽지 않으려면 계속 공부를 해야 하고 그런 과정들이 저를 더 성장하게 해줬거든요. 해적은 이제 1인 다역을 하는 거니까 2인극인데 두 명이서 4명을 채워야 하는 거잖아요. 할 수 있는 것도 더 많아지고, 넣어서 채워야 하는 것도 많이 생겼지만 한 편으로는 기대되고 재밌는 것 같아요.
김순택 배우님은 14년도 <미오 프라텔로> 이후로 오랜만에 MJ스타피쉬와의 작업이신데
김순택: 좋아요. 그렇지만 한 번 해봤다고는 해도 더 편하고 쉬운 건 없는 것 같아요. 연출님과 작가님의 작품이 기존의 나와 있는 작품들과는 다른 부분이 있거든요. 전에도 많이 배워갔었구요. 지금도 배우고 있고… 작품을 하면서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통해 인생을 많이 배운다고 생각하거든요. 여기서는 배우로서의 역량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배워가는 것 같아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작품인 만큼 특별히 더 찾아보신 자료가 있으신가요?
김순택: 사실 전혀 안 찾아봤어요. 왜냐하면 해적이라는 옷을 입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은 사람들의 얘기거든요. 뭔가 해적이라고 하면 이미 잡혀있는 이미지들이 있겠지만, 캐릭터들이 각자 아픔이 있어요. 결핍이 있고. 그것을 딛고 살아가는 이야기라서 ‘해적’으로서라기보다는 캐릭터로서 접근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많이 찾아보진 않았어요. 오히려 여기에 나오는 선원들이나 배의 이미지, 사람들로서의 이미지를 많이 찾아보고 있어요.
노윤: 실존 이야기를 네이버에 쳐봤어요. 스토리를 다 읽어보진 않았고 나이 정도만 찾아봤는데 사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일반적으로 성인들에게 해적에 대해서 물어보면 대부분은 ‘캐러비안의 해적’에서의 조니 뎁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저는 일부러 그런 영화는 보지 않았어요. 기존에 나와있는 이미지를 갖고 오기보다는 대본에서 무엇을 찾아보고, 해적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보려고 노력했어요.
연습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노윤: 저는 연습실에서 저는 한 번도 즐겁다고 느껴본 적이 없어요. 물론 같은 팀 사람들이랑 있으면서 서로 의견을 주고 받고, 만나고 이런 건 즐겁지만. 표현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어서는 즐거운 적 없이 고민의 연속이었죠. 창작 초연은 제가 이 역할의 기준이 되는 거잖아요. 만들어져 있는 것을 가져오는 게 아닌 제가 온전히 다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니까. 그러다보니 욕심이 많이 생겨요. 잘 만들어놓고 싶은데 그게 잘 되고 있는지, 만약 잘 안되고 있다면 어떻게 발전을 시켜야 하는지, 그런 창작이 주는 부담감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러다 어제 처음으로 연습실에서 첫 런을 도는데 즐거웠어요. 형이랑 런을 도는데 재밌더라구요. 워낙 형이 잘 하다 보니까, 형이, 형 눈이 어마어마합니다. 닭똥 같은 눈물이 떨어지는데… (웃음) 런 도는 그 시간이 즐거웠고 다른 시간은 고민의 연속이라 어렵습니다. 밥 먹는 시간이 제일 즐겁습니다.
김순택: 저는 연습실에서 힘들었던 적이 없었어요. 늘 즐거웠어요. (웃음) 어려운 건 늘 대인관계죠.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게 사람 만나는 것 같아요. 제가 초반에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지금은 다 친해졌거든요. 서로 서로 노력해서 만드는 거니까. 내 거 하나 양보하고, 그러는 것들. 초반에 친해지기 위한 그런 기간들이 어려운 것 같아요.
노윤: 아, 제가 이전엔 형이나 누나들한테 말 놓은 사람이 한 명도 없거든요. 커튼콜 때나 장난 삼아 그렇지 무대 밖에서는 무조건 다 존댓말 쓰는 편인데 해적 형들한테는 다 놨어요.
김순택: 전 작품 팀이 알면 난리나는데… 거기서는 위에 두 분 계시고 밑으로는 다 후배였는데 다 누구누구씨, 라고 부르고 말을 안 놨었는데. 그만큼 지금 연습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노윤: 맞아요. 저희 연습실 분위기 좋은 건 꼭 써주세요. (웃음)
인상적인 장면이나 넘버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김순택: 루이스라는 아이가 뭔가 외롭고 쓸쓸하고 결핍이 가득한 아이인데 어느 날 어떤 사건이 터지면서 항해를 떠나게 돼요. 그 아이가 배에 처음 타고 바다를 만나고 항해를 시작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노래를 대본보다 먼저 받았는데 그날 제일 많이 울었어요. 가사와 멜로디만으로 이 아이가 어떤 아이일까 유추하면서 들었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어제도 첫 런 도는데 배에 딱 탔는데 뭔가 그 가슴 벅참이 엄청 올라오면서 노래 하기 전부터 눈물이 터졌었거든요. 루이스의 그 심정이 제가 그 아이를 가장 많이 응원하는 부분이라서. 저는 그 장면을 꼽고 싶네요.
노윤: 우리의 항해시대가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부르는 듀엣이 있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넘버가 그 넘버고, 그 씬에서 훅하고 마음으로 들어오는 게 있더라구요. 감정이랑 드라마랑 노래 모든 것들이 전부 극대화되는 것 같아요. 런 돌면서도 그 씬에 딱 갔을 때 와, 진짜… 거짓말 조금 보태서 이걸 위해 달려왔구나, 이것 때문에 달려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장면은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아, 해적 노동요도 피알 한 번 해야지!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재밌는 볼거리가 많을 거예요.
각 역할에서 본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포인트가 있다면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가요?
김순택: 등장인물이 꽤 많이 나와요.
노윤: 그 등장인물들을 보여주고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죠. 처음에 고민이 엄청 많았어요. 어쨌든 1인 2역이니 변한 모습은 보여줘야 하지만, 메리의 목소리가 저보다 두꺼울지 어떻게 알 것이며 그 시대에 그렇게 살아온 사람인데, 목소리를 바꾼다기 보다는 풍기는 아우라나 에티튜드에서 분배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외적인 모습에도 변화는 있겠지만.
잭은 정해져 있는 나이가 있죠. 잭은 30대 루이스는 10대로 나와있으니까. 어린 아이와 놀아주는 조금 멋지면서 착한 선장의 모습. 어떨 땐 멋있고 허당 같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모습이라서 여러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메리는 끝판 왕이죠. 뭐. (웃음) 잭보다 훨씬 멋있을 것이고 더 강단 있고 단단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잭보다 더 여유 있으면서 무서운 대장부 느낌으로 보여드리지 않을까.
김순택: 해적선 안에서 해적들의 세계관을 나름대로 생각한 것은 저희 배 안에서는 누가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그런 건 전혀 개의치 않고 있고요. 성격과 캐릭터가 중요한 것 같아요.
이 페어의 장점, 혹은 페어나 혹은 배우별로 특징적인 부분이 있다면?
김순택: 처음에는 페어가 아니었고 캐릭터가 바뀌면서 페어가 됐는데. 지금은 동갑 페어가 됐죠, 저희는 액면가가 친구니까… 이거 꼭 적어주시구요. (웃음) 노선배가 되게 살갑게 잘 해주시거든요. 관계 유지, 다 윤이 덕분이예요.
노윤: 저희가 프로필 촬영 날, 그때는 제가 다른 사람들이랑 하면 편한데 순택이 형이랑 할 때는 워낙 형이다보니 상대적으로 막 어깨동무를 한다거나 하는 게 편하지 않더라구요. 근데 저만이 아니라 잭 세 명이 다 그런 거예요. 그래서 그 날 형이 충격을 받아서 극단의 조치로 그날 저녁에 모두 말을 다 놓으라고 했어요.
김순택: 놓으려면 다같이 놓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몇 년 더 살았다고 저만 함부로 말을 놓거나 하면 안 되는 거 아닐까요?
노윤: 지금부터 말 높이면 한 사람당 천원씩 내야 한다고. (웃음)
김순택: 기범이가 벌금 많이 냈어요.
노윤: 지금도 한 번씩 습관적으로 존댓말 나올 때가 있어요.
김순택: 치사하게 본인들 어려운 말 할 때만 존댓말을 해요.
노윤: 사실 제가 배역상 나이가 20살 정도 많잖아요, 내가 형을 귀엽게 본다거나 하는 것도 모순적인 재미이지 않을까. 그 밖의 이야기라면 창법이나 목소리 적으로 제일 대비가 많이 되는 둘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재미가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볼 때에는. 노래 들으시면 깜짝 놀라요.
김순택: 허위 사실 유포야!
노윤: 왜 허위 사실이야? 내가 맨날 목소리 좋다고 이야기 하는데. 저는 거친 느낌, 형은 정돈되고 예쁜 느낌이에요.
김순택: 눈부처라는 말 아세요? 상대방 눈동자에 제가 비치는 걸 제가 보는 게 눈부처라고 하는데 연기하면서도 이걸 보기 쉽지 않은데 윤이랑 연기하면서 종종 봐요. 눈부처를 종종 봐요. 그게 우리 페어의 장점이 아닐까. 서로 눈이 되게 좋아요. 눈빛이 되게 좋아요. 가만히 들여다볼 수 있는 씬들때마다 눈부처의 의미를 크게 생각하거든요. 아버지랑도 눈부처를 볼 수가 없는데. (웃음) 눈부처를 볼 수 있는 건 연인이나 부부 정도? 근데 그걸 윤이랑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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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택: 예전에 손석희 아저씨가 지각인생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어요. 그 내용이 자기는 모든 인생에서 다 지각 인생이었다고 하는데 저도 그렇거든요. 지금이야 상대 배우들하고 호흡할 수 있고 감정 섞인 노래도 할 수 있고. 잘한다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변화되고 발전하고 있는 게 저 스스로 느껴져요. 그래서 작품 하나 할 때마다 이번에는 뭘 얻어가게 될 지가 되게 설레거든요. 이 작품에서는 다른 작품들보다 더 많이 얻어갈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모습이 어떻게 될 지가 기대되는데 그 모습을 지켜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노윤: 이제 작품 세 번째지만, 제가 지금까지 했던 연기와 다른 캐릭터의 연기를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제가 연기하는 거니까 배우 노윤의 모습은 당연히 섞여 있겠지만 캐릭터 자체가 제가 지금까지 도전했던 캐릭터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캐릭터가 나올 것 같아서 재밌게 공연 보실 수 있으실 것 같구요. 이 극 자체가 되게 따뜻하거든요. 되게 그런 따뜻함을 제 목소리로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어서 전달을 해드리려고 노력할 테니 많이 기대해주세요. 다 함께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파이팅! 할테니까요. 진짜 상상 이상의 좋은 노래들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순택: 아, 제가 20대 때는 미성을 구사를 많이 했었거든요. 그러다 어느 순간 힘 있는 소리를 내려고 노력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미성을 원 없이 쓰고 있어요. 만약에 제 20대때 목소리를 기억하시는 분들 계시다고 하면 이번에 오셔서 그 때의 목소리를 실컷 들으실 수 있으실 거예요.
마지막으로 상대배우에게 한 마디씩 부탁드립니다.
김순택: 제가 인터뷰에서 제일 친한 배우 누구냐는 얘기를 들었는데 대답할 수가 없었어요. 없었거든요. 저는 일은 일로 끝나요. 계속 그래왔는데 여기 친구들하고는 여행 계획도 세웠어요. 그러니, 계속 보자. 무대에서만 아니고도.
노윤: 그래. 좋아. 저 뿐만 아니라 팀원들도 스태프 팀들도, 순택이 형을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다 알 거예요. 진짜로 형은 되게 좋은 사람이예요. 그게 왜 느껴지냐면, 사람을 보면서 눈부처를 보기가 쉽지 않거든요. (웃음) 제가 이야기할 때 상대방 눈을 보는 걸 좋아하는데, 형이 뭔가 얘기할 때 눈을 이렇게 잘 마주 봐요. 눈을 피하는 사람은 부끄러운 게 있는 사람인데 형은 그런 게 없이 꾸미지 않고 솔직하죠. 그리고 나쁜 말을 잘 못해요. 그걸 돌려서 얘기 해보려고 하는 점이 좋아요. 정말 착해요. 물론 또 다른 모습이 있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좋은 사람이지 않을까, 저에게.
김순택: 저는 윤이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종종 해요. ‘내가 윤이 나이 때 저 정도 실력을 갖고 있었을까?’ 이거 진짜 대단한 거거든요. 이제 대학교 2학년인데… (웃음) 이 나이에 이정도 실력으로 배우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은, 오늘 인터뷰 하면서도 배우관이나 자기 생각이 잡혀있는 게 보이잖아요.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고 보지만, 앞으로 쭉쭉 올라갈 것 같아요. 쭉쭉. 라이징 스타, 블루칩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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