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ography Part.
<트레이스 유>
보통 우빈이 연상이라는 생각을 뒤집고 이번엔 동생인 우빈 배우와 함께했네요.
처음에는 대현이 형과 페어를 하고 싶었어요. 크로스 공연 때도 그랬지만, 서로가 서로의 호흡을 어느 정도 알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윤이를 만나게 될 줄 몰랐죠. (웃음) 이렇게 어린 우빈은 유일무이할 것 같아요. 제가 많이 괴롭힌 면도 있지만 윤이한테 항상 ‘너 정말 잘하고 있다.’, 라고 많이 말 해줬어요. 노래도 워낙 잘하는 친구라 보면서 배우는 점도 있었고요. 7살 정도 차이가 나는데 처음으로 이렇게 어린 친구와 작업을 했었던 극이라 어린 친구랑 하다 보니까 재밌는 게 많이 있었어요. 요즘엔 이렇게 연기를 하는구나, 생각했던 것 같아요.
혹시 못 보여준 엔딩이나 노선이 있다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타임 루프 장면을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초연 때 달중 연출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트레이스 유라는 작품 자체가, 계속 똑같은 루프가 반복되는 날 중에서 처음으로 본하의 진술이 끝까지 가는 날이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하루거든요. 그래서 허락이 된다면 어느 날엔 끝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끊는다거나, 정말로 첫 곡 ‘TRACE U’에서 본하가 들어가 버리는 장면에서 우빈이가 객석에 사과하고 공연을 진짜 끝나버린다거나, 어떤 날에는 특정 장면까지만 갈 수도 있고요.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첫 곡을 부르고 또 이 루프가 시작되는, 끊임없는 뫼비우스의 띠 같은 느낌으로도 보여주고 싶어요. 이 하루가 또 다시 반복되는.
<팬레터>
18년도부터 이어진 <트레이스유>를 제외하고 19년도 첫 작품으로, 오랜만이네요.
1년 만에 올해 다시 복귀하게 됐네요. 제작사에서 다시 찾아주신 이유도 있지만, 팬레터를 초연 때부터 참여했는데 초연 이해랑에서 시작해서, 재연 동숭아트센터, 삼연 연강홀까지 오게 되었는데 이 작품 자체가 성장하는 과정을 끝까지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작품과 캐릭터, 그리고 인간 문성일로서의 성장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앞으로도 작품은 4연 5연 계속 올라가겠지만 이번이 완결판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그럴 목표로 더 열심히 임하고 있어요. 오죽하면 새로 들어온 멤버들도 그렇고 대표님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할 필요 있어? 했을 정도로요. (웃음) 오래간만에 복귀하면서 오롯이 이 작품에만 올인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첫 공연 때부터 눈물을 많이 보였다던데요.
1년 만에 무대에 서기도 했고 제가 첫 데뷔를 했던 연강홀이기 때문에, 저의 사적인 마음들도 많이 뒤엉켰던 거 같아요. 사실 중간에 작품을 쉬게 된 것도 할머니 병간호 때문에 쉰 거거든요. 극장마다 휠체어 석이 있잖아요. 거기에 할머니가 앉아 계셨던 휠체어 석이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있노라니 ‘할머니가 지켜봐 주고 있겠구나. 부끄럽지 않게 해야겠다.’ 라는 생각도 했고요. 제가 할머니 손에 자랐다 보니 지금도 매일 보고 싶고, 그립거든요. 그런 복잡한 감정들이 뒤섞였어요. 제가 이렇게 돌아왔을 때 기다려준 관객들이나, 다시 받아준 제작진과 배우들, 그리고 어디서든지 보고 있을 할머니가 있다는 사실이 울컥했던 것 같아요.
About Moon SungIl Part.
어떨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끼나요?
어느 순간 제가 주변에서 행복 전도사로 통하고 있는데, 요새는 스스로 행복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려고 많이 노력하는 거 같아요. 아주 사소한 것들에서 행복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누군가 지나가면서 공연 파이팅! 하고 응원해주는 한 마디에 울컥하기도 하고, 맛있는 거 먹을 때도 너무 행복하고, 하루를 알차게 연습하고 침대에 눕는 순간도 좋고요. 강아지랑 산책하는데 볕이 너무 좋으면 행복하고. 계절마다 다른 냄새를 느끼게 되는 순간도 행복해요. 난 막 행복해져야 해! 이렇게 해야만 행복해져! 라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자꾸 행복한 거에 기대면 왜 난 행복하지 않지? 라고 반대로 되니까 자연스럽게 느끼려고 해요.
On the stage Part.
매 작품마다 동료배우들의 장점을 보고 영감을 얻는다고 최근 인터뷰에서 밝히셨는데, 본인의 배우로서의 장점을 꼽아본다면?
제 장점은 <팬레터>의 세훈이와 비슷한 것 같아요. 예민함이 섬세함으로 나오는 거요. 그게 가장 저의 강점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지만 지금 제가 가진 예민함과 섬세함이 좀 더 날카로워졌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해요. 작품이나 캐릭터를 바라봤을 때 좀 더 날카롭게 바라보고 더 섬세하게 표현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바로 저런 인물이구나 알아볼 수 있게 두드러졌으면 좋겠어요.
다른 배우들의 닮고 싶은 점을 꼽아본다면 너무 많긴 한데… 재범이 형의 깔끔하게 연기하는 면도 좋고… 참, 정표 형은 릴렉스 되어있는 연기를 진짜 잘하거든요. 진짜 안 떠는 것 같은데 이 형도 떨고 있다는 사실에 놀랄 정도로요. 저는 연기하면서 정말 많이 떨어요. 그 떠는 걸 오로지 집중력 하나만 가지고 버티는데 좀 더 단단한 정신력을 갖고 싶어요. 틀려도 뻔뻔하게 할 수 있는. 제가 무언가를 틀렸을 때 관객들은 모를 수도 있지만 저 스스론 너무 잘 알잖아요. 그게 용납이 안 돼요. 그런 것들을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는 멘탈을 갖고 싶어요. 그래도 예전에는 조금만 실수해도 안으로 많이 파고들었는데 이제는 겉으로 ‘미안해~.’ 하고 능청스럽게 표현하면서 이겨내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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